아름다운 경주
이다지도 경주로운

예술하는 도시,
신라 천년의 향기에 물들다

천년의 시간 위에 예술이 피어난다. 경주는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도시다. 경주의 공기 속에는 천년 신라의 시간과 현대의 감각이 교차하며,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문명을 제시한다. 과연 문화란 무엇인가? 모름지기 시대를 초월해 사람을 더욱 사람답게 하고, 인간의 상상력을 근간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가장 깊고 빛나는 창작물이 아닐까. 경주는 예술의 감각으로 천년의 도시를 이어가고 있다. 모퉁이마다 문화유산과 전설이 숨 쉬고, 창조가 움트는 도시, 예술 도시 경주의 풍경으로 들어가 보자.

임숙영 사진 최다영

오아르 미술관(경주시 금성로 260-6)

오아르 미술관(경주시 금성로 260-6)

더안미술관(경주시 강변로 60)

더안미술관(경주시 강변로 60)

경주를 보다, 모두가 함께하는 미술관

경주의 예술 감수성은 미술관에서 시작된다. 그 중심에는 경주솔거미술관이 있다. 통일신라의 거장 화가 솔거의 이름을 붙인 미술관은 경주 엑스포공원 안쪽에 있으며, 설경산수화의 대가인 화가 박대성의 수묵화는 신라의 산천을 담아내는 듯한 대담한 기개로 감동을 준다.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한 공간은 사유의 여정을 유도하고, 빛과 그림자의 조화는 공간 자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만든다. 올해 4월 개관한 오아르 미술관은 ‘오늘 만나는 아름다움’ 이라는 슬로건 아래 현대미술과 신라 고분의 조화를 보여주는 복합문화공간이다. 보문단지의 우양미술관은 실험적인 현대미술을 전시하며, ‘세계미술사와 미디어아트&사운드아트’라는 주제의 우양시민교양강좌도 연다. 플레이스씨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더안미술관은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공간에서 시민과의 소통을 이어간다.

예술인의 도시, 예술로 살아 숨 쉬다

예술도시는 예술인이 만든다. 문화도시 경주는 예술인을 응원한다. 한수원과 경주문화재단이 함께하는 ‘쌍쌍경 주’는 문학, 미술, 사진, 영상, 음악, 국악 등 10개 장르의 예술가들을 지원하며, 시민과의 문화 교류를 촉진한다. 단순한 지원을 넘어 창작의 철학을 지키는 사업이다. 지난 6월 열린 ‘경주화랑청년단편영화제’는 청년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경주의 문화적 품격을 세계에 선보였다. ‘신라의 빛’ 섹션에서는 신라를 창의적으로 해석한 작품들이 소개됐으며, 영화제는 지역과 세계, 시민과 관광객을 잇는 플랫폼이 되었다.

축제가 되는 도시, 예술이 되는 일상

경주는 계절마다 축제로 물든다. 4월 도자기 축제는 신라토기의 전통과 현대 도예를 보여준다. 관람객은 도자기 제작을 체험하여 신라인의 예술혼을 느낀다. 1991년부터 해마다 개최되고 있는 ‘국악한판’은 첨성대와 월정교, 교촌마을에서 판소리와 창극, 퓨전국악까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공연을 펼친다. ‘봉황대 뮤직 스퀘어’는 클래식부터 재즈, 인디음악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즐기는 열린 음악회다. 7월에는 열리는 ‘술술 페스티벌’은 전통주와 현대 양조 문화를 아우르는 문화축제이다. 5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진 ‘신라문화제’는 해마다 10월에 열린다. ‘신라문화제’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이끈다. 국립경주박물관과 어린이박물관은 전시와 교육을 통해 문화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경주예술의전당(경주시 황성동 알천북로 1)

경주예술의전당(경주시 황성동 알천북로 1)

경주솔거미술관(경주시 경감로 614)

경주솔거미술관(경주시 경감로 614)

우양미술관(경주시 보문로 484-7)

우양미술관(경주시 보문로 484-7)

길 위에서, 예술로 걷다

경주의 예술은 길 위에서도 피어난다. 삼국유사 기행단은 역사의 현장을 찾아 걷는다. 단순한 답사에 그치지 않고 삼국유사에 기록된 이야기와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신라기행을 떠난다. 역사적인 사실들을 기록한 문서를 공부해 보다 유익한 이야기로 재구성하는 스토리텔링 작업도 전개한다. 2019년부터 3년간의 답사를 통해 ‘새로 쓰는 삼국유사’ 4권을, 2022년부터 2년 동안 답사를 통해 ‘신라사람들’ 책 2권을 발행하는 등 지속적인 기록 작업도 함께하고 있다. 기행단은 ‘이야기쇼’도 함께 진행하며 지속적으로 신라 천년 고도 경주에 대한 이야기 발굴과 지역 문화관광 발전은 물론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찾아가는 여행자의 길을 걷는다.
벚꽃이 폭죽처럼 피어나는 봄에는 경주벚꽃마라톤이 열리고, 가을에는 황금빛 햇살과 단풍이 물든 천년 고도, 시간과 계절 그리고 당신의 열정이 하나되는 동아국제마라톤이 펼쳐진다. 참가자들은 첨성대, 대릉원, 보문호수 등 경주의 명소를 달리며 천년 고도 경주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느낀다. 경주에서는 도시가 곧 예술이 되고 사람과 함께 조화롭게 피어난다. 문화유산은 박물관 안에만 머물지 않고, 예술가는 골목과 광장에서 창작하며, 시민과 관광객은 예술을 생활로 향유한다. 예술도시 경주! 그 향기에 우리는 오늘도 물들어가고 있다.

미래로 흐르는 예술, 경주가 그리는 다음 천년

경주의 예술은 과거를 이으며 동시에 미래로 흐른다. 예술은 기록이자 활동이며, 독립적이며 유기적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골목 어귀의 작은 갤러리에서, 한옥 아래의 작업실에서, 전통의 소리 위에 전자음을 얹는 국악인의 무대 위에서, 미래의 경주가 창조되고 있다.
디지털 기술과 예술의 만남도 경주 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디지털 헤리티지는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문화유산을 디지털 형태로 보존하고 관리하는 것으로 유산의 복원 및 재현에 사용되거나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확장현실(XR) 기술 등과 결합해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되고 있다. 황룡사 9층 목탑의 가상 복원과 월성의 디지털 재현은 관광객들에게 신라의 찬란했던 과거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경주는 ‘지속가능한 예술도시’로 나아간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을 추진하며 세계와의 문화적 교류도 확대하고 있다. 황남대총에서 출토된 금관의 섬세한 금세공 기술이 오늘날의 디지털 아트로 이어지고, 석굴암의 완벽한 조형미가 현대 건축의 영감이 되며, 화랑의 정신이 오늘날의 청년 예술가들에게 이어지는 곳. 경주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공존하는 살아있는 문화의 현장이다. 그 천년의 시간 위에 우리의 발자국이 새롭게 찍히고 있다. 신라 천년의 유산을 품고, 다음 천년을 향해 걸어가는 도시. 예술하는 경주가 아름답다.

경주국립박물관 월지관(경주시 일정로 186)

경주국립박물관 월지관(경주시 일정로 186)

문화 살롱시민과 함께하는
봄의 공연, 전시, 봄의 책
어서와! 경주여름 경주,
푸른 바다를 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