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행복
트렌드 경주
내 삶에 퐁당, 빠져든 역사
문화유산 체험하러 경주 방방곡곡!
직접 오감으로 체험한 것들은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수많은 역사적 유산을 품고 있는 경주에서는 그 유산을 활용한 체험들이 활발하게진행되고 있다. 독락당, 교촌마을, 월정교, 골굴암 마애불, 그리고 남산까지 문화유산 체험을 찾아 방방곡곡 걸음해 보자.
글 이재경 사진 최다영 및 기관 제공
회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독락당으로
발걸음을 이끄는 초대장
반가운 초대장이 날아왔다. 조선 시대의 선비 회재 이언적 선생이 보내온 독락당으로의 초대장이다. 국가유산청, 경상북도, 경주시의 국가유산 활용사업 지원으로 (사)경북문화관광진흥원의 손길을 거쳐 탄생한 ‘회재 선생이 보내온 500년 종갓집 초대장’ 프로그램은 재미있는 체험으로 가족 단위 방문객과 학생들에게 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프로그램은 오후 1시 30분에 시작해 독락당 18세손 이해철 선생과 이야기 나누며 독락당을 차근차근 알아가는 ‘1교시’, 체험을 통해 회재 선생의 뜻을 새기고 마음가짐을 바르게 기르는 ‘2교시’, 회재 선생의 삶을 테마로 한 뮤지컬 <독락> 공연을 감상하는 ‘3교시’로 진행되어 5시에 마무리된다. 독락당의 공간 전체를 알차게 활용하면서 강의, 관람, 체험, 공연을 아우르는 프로그램 구성으로 저학년부터 고학년, 어른들까지 모두가 어울려서 즐기며 배우는 분위기다.
회재 선생이 남긴 가문의 발자취,
그리고 옥산서원
그렇다면 초대장의 발신자, 회재 이언적 선생은 누구일까. 회재 선생은 양동마을에서 태어나 그 능력을 인정받고 관직 생활을 하다가 정치 문제로 파직을 당한다. 파직 후 낙향하여 다시 학문 연구에 힘썼던 곳이 바로 독락당이다. 그러나 을사사화 때 모함에 휘말려, 57세의 회재 선생은 머나먼 평안북도 강계로 귀양을 가게 된다.
회재 선생의 정신은 독락당의 후손 대대로 이어졌다. 아들 이전인은 회재 선생이 유배지에서 세상을 뜨자 엄동설한을 헤치고 대나무를 멘 채 강계에서 포항까지 100일에 걸쳐 수천 리를 운구하는 효심을 보여주었다. 이후 아들 이전인과 손자 이준은 회재 선생의 명예를 회복하고 학문을 이어가기 위해 옥산서원을 세웠으며, 일제강점기에 독락당의 16세손 이지락 어르신이 지켜낸 삼국사기 완질본도 국보로서 옥산서원에 보관 중이다. 옥산서원은 201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가문을 넘어 자랑스러운 국민의 자산이 되었다.
옹기종기 모여 체험하며
배우는 재미가 만점
‘회재 선생이 보내온 500년 종갓집 초대장’ 프로그램에는 독락당의 역사가 모두 녹아들어 있다. 유생복을 입고 독락당에 모여 앉아 간식을 먹으며 18세손 이해철 선생에게 생생한 독락당 이야기를 듣는 경험은 흔치 않은 추억이다. 모두가 귀 기울여 이야기를 듣고 나면, 특별 개방하는 회재전시관을 둘러보고 경치를 구경할 자유 시간이 주어진다. 푸릇한 숲에 둘러싸인 독락당은 무척 아름다워 부지런히 사진을 남기게 된다.회재 선생이 지은 <원조오잠>에 담긴 올곧은 다짐은 무드등 만들기와 에코백 꾸미기 활동으로 연결해 조물조물 손을 움직이며 저절로 머릿속에 내용이 스며들게 구성했다. 오래도록 남는 물건으로, 집에 돌아가서도 독락당 체험을 계속 기억할 수 있어 좋다. 뮤지컬 <독락>은 배우 2명이 등장해 회재 선생의 삶에 대한 설명과 함께 친근한 노래를 번갈아 공연하면서 지루할 틈 없이 독락당 이야기를 전해 준다. 대나무를 이고 트릭아트 앞에서 남기는 사진 또한 추억의 증거다. (사)경북문화관광진흥원의 ‘경주온나’ 여행 브랜드는 이 외에도 다양한 여행 상품과 국가유산 활용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 문의 : 054-774-0114
• 홈페이지 : https://www.gyeongjuonna.co.kr
반짝이는별빛아래
2025 경주국가유산야행

9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경주 교촌마을과 월정교 일원에서 국가유산야행이 펼쳐진다. 이번 행사는 “선물-PRESENT: 지켜 온, 그리고 지켜낼”이라는 주제로 준비됐다. 선물과도 같은 쳔년고도 경주의 수많은 문화유산, 자연유산, 무형유산을 8夜(야경, 야로, 야화, 야사, 야설, 야식, 야시, 야숙) 프로그램으로 풀어내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다채로운 체험과 볼거리가 구성될 예정이다. 해 질 무렵부터 시작되는 행사는 늦은 밤까지 이어지며 경주에 깃든 역사와 전설, 신라 속 조선 문화를 아름다운 추억으로 그려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