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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림국악예술원과 골굴사가 보여주고 들려주는
석굴사원의 천년미소 마애

골굴사의 가파른 암벽 위에는 자애롭게 미소 짓는 마애여래좌상이 있다.
그 미소를 배경으로 신라의 이야기가 한 장면씩 펼쳐지며 한 권의 책처럼 풍성하게 묶인다. 계림국악예술원에서 골굴사와 함께 준비한 그 찬란한 문화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 보자.

이재경 사진 최다영 및 계림국악예술원 제공

프로그램으로 경험하는 전통산사 ‘골굴사’의 생동감
다채로운 문화유산을 품고 있는 경주는 그만큼이나 흥미로운 체험이 가능한 역사 여행의 도시다. 수많은 선택지가 있지만, 이번에는 올해 4월부터 11월까지 ‘석굴사원의 천년미소 마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고즈넉한 전통산사, 골굴사로 향했다. ‘2025년 우리고장 국가유산 활용사업’에 선정된 덕분에 국가유산청의 지원을 받아 계림국악예술원이 주관하여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가파른 산세를 따라 위치하여 더욱 힘이 느껴지는 골굴사 대적광전, 오륜탑, 선무도 대학 원효관을 프로그램 공간으로 활용한다. 참여자들이 구석구석을 관람하면서 국가유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됐다. 경주 시민부터 외국인 관광객까지 누구나 즐겁게 참여 가능한 프로그램들로 구성해, 눈으로 보는 관광을 넘어 생동감 넘치는 문화 향유의 경험을 선사한다.

골굴사에서 미소 짓는 마애여래좌상에 상상을 더하여
골굴사는 ‘선무도’로 불리는 관법수행법으로 유명한 사찰이다. 요가나 명상처럼 건강한 몸과 마음을 찾고자 하는 수련법으로, 골굴사로 들어서면 일주문에서부터 선무도 동작의 동상들이 늘어선 것을 볼 수 있다. 안쪽으로 조금 더 걸어가다 보면 템플스테이 공간, 선무도 대학 등이 차례로 나온다.
이번 프로그램의 주인공인 ‘천년미소 마애’는 골굴사 가장 깊은 곳, 높다란 암벽 위에서 우리를 내려다보며 미소 짓고 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자연굴을 이용해 만든 여러 개의 석굴이 보이고 천년미소를 보여주는 ‘골굴암 마애여래좌상’은 그중 가장 위쪽에 위치한다. 형태로 보아 통일신라시대 후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마애여래좌상에 상상력을 더해, ‘석굴사원의 천년미소 마애’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신라 불교문화와 선무도, 그리고 국악의 아름다운 협연
프로그램은 공연, 체험, 강의, 교육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된다. 먼저 석굴사원의 테마공연은 신라시대에 마애불을 만들었던 석공의 이야기를 창작하여, 대적광전 앞에서 6회에 걸쳐 진행한다. 선무도, 판소리, 창작무용, 성악, 국악 등을 버무려 색다른 재미와 웅장함이 있다.
체험 프로그램은 ‘12처 석굴사원 스님으로 돌아갈래’라는 주제로 탁본, 다도, 문화유산 보물찾기, 가사 입고 능선 걷기 등 다채로운 종류를 자랑한다. 이 외에도 대적광전 앞에서 스님에게 듣는 인문학 강의가 9월 21일과 28일, 10월 12일에 이어서 진행될 예정이다.

체험으로 만나니 마음으로 스며든다
국악 교육이라 하면 정적이고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7, 8월 두 달간 진행했던 ‘마애불과 만파식적 – 국악으로 만나는 신라’는 무척 생동감 있고 흥미로웠다. 오후 7시가 되자 방문객들이 하나둘씩 선무도 대학 원효관으로 모여들었는데, 하루 일정을 마무리한 저녁 시간에 프로그램이 진행돼 템플스테이 참여자들에게 특히 호응이 좋았다. 역사체험학습 앱으로 예약한 가족 단위 방문객도 많았다.
프로그램은 만파식적 이야기로 시작됐다. 외국인 참여자들을 위한 통역도 동시에 진행되었으며 이후 거문고와 가야금을 소개하고 직접 체험해 보는 시간, 선무도와 함께하는 명상 등이 이어졌다. 어린이부터 어르신, 외국인까지 다양한 참여자들이 모두 웃고 몰입하며 즐거운 힐링의 시간을 보냈다. 국악 교육은 8월을 끝으로 종료됐지만, 석굴사원의 천년미소 마애 프로그램은 11월까지 계속 방문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숭문대, 신라 왕궁 옛 모습이
생생히 되살아나는 이 시간
경주愛 문화愛정취로 물드는 가을날의
明酒